등반후기

간현암 깍쟁이(5.10b) 완등하면서..

古山. 2003. 12. 22. 22:03
간현암 깍쟁이 암벽등반 후기

금요일 저녁 시월에 마지막밤을 멋있게 끝낸것 까지는 좋았는데...토요일 하루종일 숙취에 저녁 무렵까지 시달려야 했다. 막걸리 소주 그리고 3차 맥주까지 새벽 2시가 가까울 때 까지 마셔 댓으니 몸이 지탱할리가 없을수 밖에...

그나저나 하루를 망가진 몸상태로 나는 일요일 새벽 4시30분 일어나 서울 탈출을 꿈꾸고 있었다. 5호선 지하철 첫차가 5시45분차에 몸을 실어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웬 사람들이 이른 시간에 어디들을 그렇게 열심히 가고 있는지 무척이나 부산하다. 나또한 그런사람들중에 하나가 아니었던가 싶다. 6시50분 통일호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싣고 아직 동면(늦잠)에서 완전히 해동한 상태가 아니여서인지 아님 다소 피곤했는지 앉아마자 졸기 깨기를 반복하여 2시간 30분에 걸처 도착한 곳이 간현역 원주를 가기 한정거장 전이기도 하다.

세 번째 볼트 걸고 올라가고 있는 모습 펌핑을 풀기위해 왼손을 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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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왔을때 북적대던 분위기와는 딴판으로 많이 썰렁한 느낌 무료입장 오늘도 입장료 1600원 벌었군 !~~헤헤헤 한해의 마지막을 치닫는 풍경들은 곱게물든 단풍잎하며 떨어지는 낙엽들을 밟으며 나는 지난여름 버벅대던 간현암에 도착했다. 많은 클라이머들이 북적댈거란 예상과는 달리 아주 조용한 분위기이다.이것도 쫑파티가 며칠남지 않아서일까.간밤에 야영으로 눈들이 벌개진 채로 버너에 라면들을 끓이느라 분주함을 뒤로하고 다리건다 암장에 도착하였다.

한해에 숫자 한 개씩 그래이드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오늘나는 그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이럴줄 알았으면 좀더 열심히 운동을 할걸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치고 지나간다.거대한 바위를 보자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짐을풀고 자일을 꺼내고 벨트를 매고 퀵드로우를 양쪽 다섯 개씩 걸고 선등할 준비를 완료하였다. 오늘에 목표 깍쟁이길(5.10b) 등반완료....함께 간 동료에게 첫 판부터 추락하면 꼴이 꼴 아닐 것 같아 일단 톱 로핑으로 한번 연습후에 도전하기로 하였다.걸어준 자를 매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중간부분에 오른손 홀드에 왼손으로 퀵드로우를 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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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세 번째 오는 암장 두 번은 실패 이번에도 끝내지 못하면 올 일년 계획이 물거품이 된다.톱로핑으로 일단 등반시작 중간에 한번 잠시 쉬고 완료 하였다. 두 번째 시도는 리딩(확보없이 오름짓) 빌레이는 부담스럽게도 고수로 통하는 김동칠씨(5.13d)가 보아주겠단다.엄청스럽게 부담스럽다.그러면서 뒤에서 하는말 이번에 깍쟁이 끝네세요!~'제가 빌레이를 보면 모두가 끝냅니다.' 하며 엄청 부담감을 준다.

나에게는 항상 징크스가 있다. 꼭 마지막 볼트 하나 아니면 두개남기도 추락아니면 슬립을 먹는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부담이 되었던지 마지막 볼트 두개남기고 추락하고 말았다. 상당히 실망하고 말았다.

일단1시간 가량 쉰다음 길 분석에 들어 갔다.밑에서 자세등을 연습에 보며 다시 도전 이번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꼭 끝내겠다는 각오로 임했다.순조롭게 오르기 시작 마지막 아까 추락한 부분까지 무사히 도착 아직 힘에 여유는 있다.크럭스 부분에 발을 잘 쓰라는 훈수를 생각하며 크럭스 부분 통과 뒤에서 '형님!~이제 끝냈습니다.'하는 동료에 말이 들린다.마지막 볼트에 자일을 걸면서 나는 왜첬다.'그래 나는 해냈다!'~ 내려오니 박수소리가 요란하다.이런!~이제 시작에 불과한 길을 통과 했는데 박수는 무슨 디게 쑥스럽구만!~빌레이 보았던 사람과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도 하고 길을 끝낸사람은 턱을 내야 한다기에 다음에 허니문(5.11d)끝내면 거하게 쏘기로 하고 일단 아이스 케키로 그곳이 온 사람들에게 모두 돌렸다.

마지막 볼트 하나를 남겨두고 퀵을 걸고 있습니다.소나무 밑에 마지막 확보볼트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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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바위마다난이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번 인수봉 5.8 루트에서 세 번이나 추락한후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허나 일단 공인된 장소에서 여러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는 그길을 완등할 수 있었던 것은 하고자 하는 노력이라 생각하며그곳에 모인 많은 클라이머들의 박수소리는 이제 초보에 갓 입문하였으니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등반을 끝내고 확보자와 나란히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기분 넘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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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길을 넘나들면서 이짓을 한지 어언 6개월 하고도 2일....젊은 사람들틈에 끼여(그곳에 온 50여명의 사람들중에 나이가 제일 많더구만) 잘 되지도 않은 동작을 하다보니 체력에 한계가 빨리오게 됨은 한 살이라도 젊어서 이 짓도 하는게 좋겠다라는 느낌을 접어버릴 수가 없었으며 젊은 뫼오름 후배들은 열심히 운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글을 마감할까 한다.

이 사진은 기차시간에 쫏겨서 출반전에 엘리다길 등반하고 있습니다.이 길은 톱로핑으로 한번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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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글 읽어주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고산 올림